천정아 (피아노연주자, 작/편곡가)

조회수 718


올해 2월쯤부터 저는 제 개인 곡 작업을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CCM 싱글 앨범을 준비 중이었는데 발라드 곡인지라 스트링 편곡이 들어가야 하는데 처음에는 막막했습니다.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처음에는 제가 혼자 해볼 요량으로 악보를 그려가며 미디로 찍어가며 했었지요.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이내 곧 포기했습니다. 거대한 산을 만난 것처럼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았어요.


그때부터 '안 되겠다, 제대로 배워봐야겠다!' 결심했고, 마침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던 곽원일 샘의 유튜브 영상에 댓글을 달며 샘과의 인연은 시작되었습니다.


근데 수업은 로직을 이용한 스트링 편곡 수업이었어요.


저는 맥을 사용해본 적도 없고 아이맥이나 맥북도 없었으며 로직도 다뤄본 적이 없었지요.


PC에 Cakewalk by BandLab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수업을 들으려면 맥북을 사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전부터 로직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어서 로직을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정작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주저하는 마음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좀 달랐어요.


바로 중고나라에서 맥북 신형을 지르고, 로직도 설치했습니다.


어느새 8주가 지나가고 저는 지금 수업 후기를 적고 있습니다.


수업은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기쁨, 또 막상 맥을 써보고 로직을 써보니 '내가 그동안 경험해보지도 않고 너무 겁을 먹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한 과제를 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스트링 편곡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는 것과 '아, 나도 할 수 있겠구나'하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거기에다 기술적인 부분들도 완벽하게 알려주셔서 '아, 이렇게 하면 앞으로는 창작에 더 집중하고 작업하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로직과 시벨리우스의 연계성은 저한테는 정말 획기적인 사건이었어요.


개인적으로 CCM 악보집을 1인 출판하고 있는 저로서는 그동안 앙코르라는 프로그램으로 일일이 노트를 마우스로 찍으며 편집을 했었거든요.


(물론 앙코르도 미디 기능이 있겠지만, 익숙함에서 벗어난다는 게 두려웠나 봅니다.)


근데 이제는 그런 노동을 안 해도 되겠구나 싶고 ㅋㅋ 피아노 악보를 만드는 시간이 좀 더 단축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로직과 시벨리우스를 왜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요?


그래도 곽원일 부원장님을 통해 돌아가지 않고 빠른 길을 배울 수 있어서 너무나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제게 또 이번 수업이 특별했던 건 개인적으로 작업하고 있는 곡에 대한 분석과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트링 편곡은 악보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아낌없이 자료들을 주셔서 넘 감사해요.


수업은 끝났지만 이제는 주신 악보들을 가지고 실습해가면서 오롯이 제 것으로 만들어갈 앞으로의 시간들이 넘 기대됩니다.


8주 동안 넘 수고 많으셨고, 감사했습니다. 한 번 맺어진 사제지간, 영원한 것 맞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