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진(싱어 송 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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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링 편곡은 막연히 어렵게만 느껴져서 시도조차 못한 높은 산 같았어요.


가끔 곡을 쓸 일이 생기면 스트링 편곡에 대한 부담으로 편곡을 통째로 다른 편곡자에게 맡기기도 했는데 이번에 맘먹고 스트링 편곡을 배워서 패드라도 내가 깔아보자 라는 심정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을 알아봤습니다. 검색을 통해 그중에서도 제일 커리큘럼이 탄탄해 보이는 '미디런 아카데미'를 찾게 되었는데 원래 작은 물건 하나도 덥석 사는 성격이 아니고 꼼꼼히 따지는 성격이다 보니 검색 후에도 문의만 몇 번 드리고 망설였어요.


그때마다 친절히 응대해 주셨던 신익주 원장님이 꽤 인상적이었고요. 나이가 있어서 학생들처럼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고 일과 병행을 해야 하는 터라 나름 신중하게 선택했다고 믿고 스트링 편곡 개강하는 날 바로 등록해서 첫 수업을 들었습니다.

학원은 참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였으며 애플 공인 교육 기관이라 그런지 시설에서부터 깔끔한 화이트에 애플 냄새가 폴폴  났습니다. ㅎㅎ

로비에 원두커피와 생수도 준비되어 있었고.. 저처럼 커피 좋아하는 사람에겐 이 또한 작은 배려가 아닐 수 없죠.. 

스트링 편곡 법 수업은 소수의 그룹인원으로 진행되는데 첫 수업부터 그냥 오리엔테이션이 아니라 바로 실전 수업이었어요.

수업을 받는 동안 따로 준비할 것이 없도록 학원시설로 충분했고 선생님은 매 수업마다 필요한 많은 악보들을 손수 준비해 주시는 성실함을 보여주셨어요.


결론은...


6주 동안 3시간의 수업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곽원일 선생님의 티칭의 템포와 수업은 군더더기 없이 좋았어요.

시벨리우스와 로직까지 같이 다루며 스트링 편곡의 기본기부터 다양한 앨범들에 쓰인 편곡 법 예시까지. 하나하나 꼼꼼히 짚어주시고 빈틈없이 꼭 필요한 것들만 배우는데 어려울 것 같았던 스트링 편곡이 쉽고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일을 하느라 시간에 쫓겨 과제 제출을 제때 못하고 다른 학생들에 비해 손이 빠르지 못해 헤매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대충 포기하고 넘어가지 않으시고 수업에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살펴주셨어요.ㅠㅠ


정리하자면 6주 수업은, 

커리큘럼대로 스트링에 대한 이해와 예시를 통해 스트링 편곡 법을 공부하고 로직을  이용해 스트링 라인을 직접 짜고 보이싱도 만들어보면서 현악 4중주의 스트링 편곡을 직접 해보고 그걸 시벨리우스를 이용해 연주자가 연주할 수 있도록 최종적으로 풀세션 악보 사보까지 해보는 수업입니다. 정말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수업이었어요. 저처럼 악보 사보에도 자신 없고 로직도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도 스트링 편곡 법과 함께 시벨리우스와 로직까지 익힐 수 있도록 정말 알짜배기 수업이 아닐 수 없어요.


하나 더, 

여기부터가 정말 저로썬 더욱 중요한 공부였는데..

6주간의 수업을 마치고 개인 작업 중이던 작품에 용기를 내어 스트링 편곡을 직접 해보게 되었어요. 가상악기로..ㅠㅠ

여러 이유로 녹음을 포기하려는 제게 곽원일 선생님은 11인조의 현악 4중주의 리얼 녹음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시고..

(가상악기로 듣던 사운드를 녹음실에서 11인조의 현악으로 듣는 경이와 감동은.. 경험하지 못한 분들은 정말 모르실 겁니다.ㅠㅠ)

이래서.. 스트링 편곡 하나 봅니다.


그리고 앨범 작업의 마무리까지 정성껏 멘토가 되어 주셨습니다. 너무 따뜻하게 잘해 주셨어서.. 이런 선생님이 또 계실까? 싶을 정도로.. 감사했습니다. 무엇보다 선생님을 통해 가장 크게 배웠던 점은..

작품자로써의 필요한 마인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 작품은 우여곡절이 좀 있었던 힘든 작품이었어서 그때 제가 많이 지쳐있었는데 선생님의 멘토로써의 도움이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비록 3년 뒤 4년 뒤에 내 작품이 부족하게 보일지언정 현재 작품이 맘에 들게 나올 때까지 적당히 타협하지 말고 수정을 반복하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신 선생님 말씀 덕에 무사히 최종 믹스까지 잘 마무리한 것 같아요.


사이트에서 또 다른 학생분이 친절한 선생님이라고 소개해 주셔서 그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잠시나마 겪어보니..

연주자를 배려하실 줄 아는 탁월하신 음악 감독님이시고 음악에 대한 편견 없이 끊임없이 노력하시는 좋은 편곡자시고… 학생이 잘할 수 있게 끝까지 도와주시는 멘토 같은 선생님이셨어요..

그래서 감히 스트링 편곡 법 수업은.. 스트링의 ‘스’ 자도 모르는 제게 6주간의 수업은 6년간의 고민을 해결해 준 더없이 유익한 수업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비록 이제 작은 작품 하나 편곡해봤지만.. 참 꿈같이 기적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스트링은 정말 마법 같아요.


이 마법 같은 스트링을 어떻게 다루어야 최상의 소리가 나는지 가장 잘 알고 계신 분이 곽원일 선생님이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마법 같은 스트링을 선생님께 많이 배우셔서 소중한 작품에 아름다운 도구로 사용하시면 좋겠습니다.


곽원일 선생님.. 그리고 미디런 아카데미 원장님.. 정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