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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 인디 음악, 무엇으로부터의 독립을 꿈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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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음원 사이트는 팝, 락, 클래식, 재즈 등 음악을 분류해놓고 취향껏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해놓고 있다. 

그중에 빠지지 않는 카테고리가 바로 인디이다. 


그렇다면 인디 음악은 무엇일까?


먼저, 인디 음악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나열해보자.


기타 사운드를 메인으로 하는 어쿠스틱 한 포크송, 부조리한 세상을 거칠게 비판하고 욕하는 힙합이나 랩, 기존 팝의 느낌을 배제한 독특한 멜로디의 개성 강한 곡들, 혹은 동화같이 서정적이거나 혹은 아주 현실적인 날 것 그대로의 가사들, 독특하거나 강렬한 음색, 아주 예쁜 솜사탕 같은 음색. 또는 홍대 거리의 기타 메고 다니는 사람들, 긴 머리의 락커. 풋풋한 학생의 평범한 옷차림이나, 비싸 보이진 않지만 스타일리시한 의상 같은 것들 말이다.


그렇다면 이 이미지들이 정말 인디 음악의 정체성을 대변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인디 음악의 인디(indie)는 독립이란 뜻의 independent에서 시작된 단어이다. 그럼 무엇으로부터의 독립을 원하는 것일까? 바로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뜻한다.


음악의 경우, 레코드사의 간택을 받아, 음반을 발매하고, 무대에 서는 등 음악가로 활동하는 기존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본인이 직접 음반을 발매하고, 무대를 만들어 활동하는 것을 뜻한다.


바로 창작자가 직접 하나의 레코드사가 되는 것이다.


두 제작 방식의 차이를 굳이 구분 짓는 이유는, 인디냐 아니냐에 따라 창작자의 의도를 얼마만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레코드사의 주도하에 발매되는 음반은 수익에 대한 압박이 심하기 때문에, 회사의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까 말이다. 심지어 지금은 음악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시대이므로 레코드사의 주문하에 확실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음악 상품이 주문 제작되는 것이 흔하니까 말이다.


다시 말하면, 인디 음악은 하나의 이미지를 가진 음악적 한 장르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음반(음원) 제작 방식을 기준으로 창작자의 주도하에 제작된 모든 장르적 음악을 통칭하는 것이다. 클래식, 힙합, 포크송, 랩, 국악, 발라드, 팝, 댄스 등등 모든 장르의 음악 중, 창작자가 모든 자본을 직접 제공해서 제작하거나, 또는 제작과정에서 창작자의 자유가 보장되었다면 그것이 바로 인디 음악인 것이다.


따라서 당신이 떠올리는 인디 음악에 대한 이미지가 진짜 인디 음악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디 음악을 어떤 장르나, 어떤 하나의 이미지로 규정지을 수는 없다.






컴퓨터 등 음악 장비의 발달, 인터넷의 발달, 인디 음악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 등 지금처럼 인디 음악가로 활동하기 좋은 시절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인디 정신을 추구하는 것은 오히려 옅어진 것 같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인디 음악은, 창작자의 자유가 보장된 음악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나 ‘유행에 휩쓸리고 싶지 않은 일부 청취자를 대상으로 한 인디 스타일의 음악’이라는 하나의 음악적 장르로 인식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발 빠른 기회사에 의해 인디 스타일의 음악이 상품화되는 것 같다. 기획사의 주도에 따라 대중이 생각하는 인디 스타일의 이미지에 충실한 상품을 만들고, 홍보하고,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내 눈에는 보인다.


그럴 때면 그만큼 인디가 부담스럽지 않은 단어가 되었다는 것에 좋아해야 할지, 인디 정신을 훼손한다는 생각에 씁쓸해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물론 기획사에 소속되어 있더라도, 창작자의 자유가 보장되었고, 표현된 모든 것이 창작자의 의도라고 말한다면, 오해한 내가 미안해할 일이지만 말이다.






음악인으로서, 거대 자본이 인디의 가면을 쓰고 대중에게 획일화된 인디 음악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일은 안 했으면 한다.


음악 그 자체로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인디 음악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 고착화로, 그 정의마저 흔들리게 된다면,

그래서 그나마 주어진 인디 음악의 좌판까지 뺏기게 된다면,

여러분들의 핸드폰 안에 있는 플레이 리스트의 자유도 그만큼 뺏기게 될 테니까.




글, 작성 : 이그나이트, 성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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